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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를 통한 냉전연구, 우리의 공동과제죠”

 

[문화냉전과 아시아:문화연구를 탈 중심화하기]의 저자로 국내에 널리 알려진 츠치야 유카(土屋由香) 에히메대학(愛媛大学) 법문학부 교수가 지난 9월24일 아시아연구소를 찾았다. 아시아연구소 동북아센터에서 주최하는 콜로키움에서 <문화냉전과 일본 가리오아(GARIOA) 프로그램>을 발표하기 위해서다. 동북아센터장 정근식 교수와는 ‘문화냉전 연구’를 화두로 친분을 유지해온 츠치야 교수가 동북아센터의 장기프로젝트사업인 ‘유럽의 냉전과 동아시아의 냉전을 비교해서 동아시아의 특징을 규명하는 작업’의 일환으로 초대된 것이다.

오후 2시부터 4시까지 진행된 콜로키움 외에 서울대 동북아센터장인 정근식 교수(사회학과)와 오랜 시간 대담을 통해 많은 의견을 교환했다. 츠치야 교수와 정교수는 “향후 한국과 일본 연구자들이 공동으로 참여하는 동아시아적 차원의 문화냉전 연구팀을 구성했으면 좋겠다”며 다음 만남을 기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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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일본의 문화냉전 연구 상황을 좀 알려주세요

일본의 문화냉전 연구는 전 세계적으로 영향을 미친 지난 십여 년간의 이른바 문화적 전환(Cultural Turn)’의 영향 속에서 진행되었습니다. 비록 일본 냉전연구에서 문화적 요소를 분석하는 연구가 조금씩 이루어지고 있지만, 그 수가 아직 많지 않기 때문에 앞으로도 여전히 많은 과제가 연구 가능성이 있다고 봅니다. 일본에서의 냉전연구는 그동안 역사학, 문학, 정치학 등 분과학문 체계 속에서 진행되었습니다. 그러나 많은 연구가 문화적인 요소를 배제한 채 이루어져 왔음을 부정할 수 없습니다. 문화예술 연구에서는 배후에 있는 권력의 작동과 정치의 문제를 간과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죠. 하지만 최근 일본의 문화냉전 연구에서 이런 두 가지 한계를 극복하고자 하는 노력이 강하게 일고 있습니다.

일본에서 많은 연구자와 단체를 조직하고 활동하면서 특별히 소개할 만한 성과가 있다면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일본의 문화냉전 연구는 정치와 문화를 떼어놓지 않고 연구하는 가운데 좀 더 다각적이고 총체적인 결과물을 내어놓고 있습니다 2년 전에 출판한『점령하는 눈, 점령하는 목소리(占領する眼・占領する声 : CIEUSIS映画とVOAラジオ)(츠치야 유카, 요시미 슌야 편 / 동경대학출판회)가 대표적입니다. 여기에 수록된 논문의 저자들은 모두 의식적으로 이런 문제의식이 드러나도록 글을 썼습니다. 문화를 통한 냉전 연구문화의 배후에 있는 정치성 연구라는 문제의식을 담았다고 할 수 있죠.

강연 주제인 문화냉전과 일본 가리오아(GARIOA) 프로그램의 영화에 대해서 좀 소개해주세요

오늘 저는 세 편의 영화에 대해 소개하려고 합니다. 일본 본토 출신인 남자 유학생을 주인공으로 한 <미국에서의 일년(Year in America)>, 일본 본토 출신 여자 유학생을 주인공으로 한 <미국으로의 인도(Introduction to America)>, 오키나와 출신 유학생을 주인공으로 한 <내일을 이끄는 사람들(Leaders for Tomorrow)이 그것입니다. 이 세 편의 영화들은 모두 후속 유학생들에게 미국 유학생활을 소개하는 오리엔테이션 영화로 제작되었습니다. 그러나 이 영화들을 본 관객은 가리오아 유학생에게만 한정되지 않았습니다. 이 영화들은 일본 국민들에게 미국이라는 나라를 가르쳐주는 매개체였어요. 일본 국민들은 이 영화를 통해 자유나 민주주의, 풍요로움에 뒷받침된 친절함과 봉사정신 등을 미국으로부터 배운 것이죠많은 평범한 일본 국민이 이 영화의 관객이었습니다. 그런데 이 세 편의 영화는 모두 USIS (United States Information Service, 미국문화정보국) 영화로 그 중에서도 가리오아(GARIOA, Government and Relief in Occupied Areas , 점령지 부흥 기금) 유학생을 모델로 한 것입니다. 저는 이를 통해서 문화가 냉전에 미치는 영향이 어떤지 구체적으로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한국의 문화냉전 연구자들에게 하시고 싶은 말씀이 있으신지요?

모두 영화의 형식을 빌렸지만 내용적으로는 차이가 많습니다. 예를 들어 일본 본토와 다른 아시아 지역을 대상으로 한 영화에도 차이가 있듯이 말입니다. 제가 연구한 분야는 아니지만 한국에서도 적지 않은 가리오아 유학생이 있었,고 그들을 대상으로 한 영화도 있을 것입니다. 향후 기회가 닿는다면 한국과 일본이 공동연구를 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아시아연구소 동북아센터는 유럽의 냉전과 동아시아의 냉전을 비교해서 동아시아 냉전의 특징을 규명하는 작업을 진행하면서 오는 12월 독일 베를린 자유대학 프리드리히 마이네케 연구소와 공동으로 <유럽과 동아시아 냉전사 비교연구 국제컨퍼런스>를 개최한다. 그 자리에 츠치야 교수를 초청, 2차 문화냉전 관련 대화를 진행할 예정이다.

인터뷰어 : 정근식(동북아센터 센터장, 사회학과 교수)

정리: 야마토 유미코(동북아센터 객원연구원), 전원근(동북아센터 연구원)

 

츠치야 유카 교수

미국 미네소타대학 아메리카연구학부 박사과정을 수료(2004)하고, 아이치대학 문학부 총합정책학과 준교수를 거쳐 2009년부터 에히메대학 법문학부 교수로 재직 중이다. 전쟁초기 미국의 대()아시아 홍보문화외교에 대해 연구하고 있다. 또한 2009년경부터는, ‘원자력 평화 이용’에 대한 정보문화외교를 연구하고 있다.최근에는 특히 다큐멘터리 영화(USIS영화)가 홍보문화외교에 끼친 영향에 초점을 두고 있다. 특히 미군 점령기 일본을 대상으로 문화를 통한 미국의 외교가 어떻게 이루어졌고, 그것이 일본에 어떠한 영향력을 발휘했는지에 대해 다수의 논문을 발표해왔다. 주요 저서로는 『문화냉전의 시대 : 미국과 아시아』(2009),『친미 일본의 구조: 미국의 대일 정보, 교육정책과 일본점령』(2011) 등이 있고, 요시미 순야 교수와 함께 편집한『점령하는 눈, 점령하는 목소리: CIE/USIS 영화와 VOA 라디오』(2012)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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